하루목표/일상

[일기] 나에게 쓰는 편지 #4

우와우앙 2018.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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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쓴소리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말이 정말 와닿지 않는 하루였다.
오늘 하루도 무덤덤하게 지나간다간다 간다더만
 
갑작스럽게 띵똥 울렸다.
 
갑자기 쏟아지는 가벼운 비꼼.
 
이 손님은 종종 실수하곤 한다. 어처구니없게 실수하곤 한다.
둘 이상만 모이면 남 헐뜯는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다고 하는 걸까.
그걸 왜 또 당사자에게 보내는 걸까.
 
당연히 나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려다가 나에게 보낸 하나의 띵똥.
 
내 무덤덤한 하루에 뺨을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거 내가 맞은 건가? 맞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쯤
내 머리는 차갑게 식었고 내 머리는 뜨겁게 화가 났다.
 
 
싸우다 보면
 
가끔은 아니 대부분이 그랬다.
처음 싸웠던 것의 본질은 사라지고
서로 머리채 잡듯이
상대방의 허물을 무자비하게 뜯어내거나 분노하는 것.
 
이때쯤 오면 우리가 싸움을 시작한 이유는 생각해보면 정말 별 볼 일 없는 이유가 된다.
 
다 싸우고 나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눈물이 나고 부끄럽다.
 
내가 잘못했구나.. 상대방의 말이 맞았구나.. 맞은 부분도 있었구나.. 근데 내가 자존심이 상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구나.. 그때 느꼈던 분노는.. 단순히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향하는 수치심이
너에게 향하는 분노가 되었었던 거구나 ..
 
 
그냥 이 수치심을 풀 대상이 필요하구나.....
오늘 나는 오랜만에 그 허수아비가 된다. 되었다.
 
차라투스트라는
뱀의 독으로 용을 죽을 수 없다. 그러나 선을 행할 필요는 없다 했다. 악에 선으로 보답하는 것은 사람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근데 그전에 누군가의 글에서
부에 덕으로 보답해라라는 아무개의 스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때 부는 덕을 받아 부끄러워할 테고 변할 것이란 말..
 
난 그 자리에서 더 바람직하게 대처하지는 못했지만
 
내 편안한 그 이후의 날을 위해
먼저 죄송하다 말한다.
 
 
굳이 난 죄송할 거리를 찾아버렸다.
그리고 그 손님은 덕분에 으스댄다.
 
"내가 너를 위해 그런 소리를 직접 한 거다.
다른 사람 통해서 듣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악역이 된 거다."
 
 
부끄러움의 몫은 부의 것이나
난 내 자존심이 꺾였다.
 
오늘 하루는 내 자존심이 우는 날이다.
 
왠지 다음 달에 읽고 싶은 책이 불현듯 떠오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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