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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한트케의 관객모독, 무엇을 모독하고 싶었을까?

우와우앙 202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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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나비 독서 소모임, 

문(文)을열다.

 

세 번째 시간, 관객모독

2020.07.02(목)

오전 7시

 

 

 

분량이 60페이지 남짓한 얇은 책입니다. 짧은 희극입니다.

 

친구 : 너 지금 읽는 책 뭐야~? 어떤 책이야?

나 : 음.. 소설?

 

친구가 제가 읽는 책을 보고 어떤 책인지 물었습니다. 항상 주관적, 비판적 읽기를 실천하자!라고 생각했지만 장르도 모르고 읽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음.. 소설?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그리고 재독을 할 때 희곡인 걸 알았습니다. 이걸 어떻게 연극으로 표현하는 거지? 싶었죠.

 

이 책은 페터 한트케 작가님이 말벌들이라는 소설을 쓰고 난 후에, 돈벌이 위해서는 희극을 써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쓴 거라고 합니다. 상업적인 글을 써야 하는 페터 한트케가 실험적이고 이해도 안 되는 희극을 첫 작품으로 썼다니.. 다소 놀라웠습니다.

 

 

 

25p. 여러분은 언어의 희극을 즐기는 겁니다.

연극의 3요소 배우, 관객, 희곡
희곡의 3요소 대사, 지문, 해설
대사의 3요소 대화, 독백, 방백

 

소설의 3요소 인물, 사건, 배경


희곡 : 비극, 희극, 희비극


관객모독에는 사건이 없습니다. 즉 이야기가 없어요. 그저 언어만 있습니다. 나오는 언어들 마저도 말장난이 일수죠. 반복되는 단어와 문장이 랩 하는 것처럼 나열되어있고, 하물며 배우에서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내용들도 있습니다.(욕도 있습니다)

 

페터 한트케가 "내 희곡은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되었고, 중요한 것은 의미가 아니라 그 단어의 다양한 사용"이다라고 했다.

 

재독할 때는 페터 한트케가 말한 것처럼 의미가 아니라 사용에 집중해서 읽어봤어요. 하지만 처음 읽었을 때도 텍스트로 된 단어들에 대해 큰 감흥은 없었고, 두 번 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울림 나비에서 선배님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저는 페터 한트케가 말하는 단어와 언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어요.

 

저는 단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단어가 쓰였을 때 의미가 생기죠. 그래서 관객모독에서 욕이 나와서 재밌었다. 희열을 느꼈다. 고 말하는 선배님들에게 큰 공감이 없었어요. 별로 심하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바보, 멍청이 수준이었어요. 제가 연극을 보러 간 관객이 아니라 제삼자의 관점에서 이 희극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 단어를 내가 소리 내어 감정을 담고 이야기해보니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이런게 단어와 언어의 차이인가? 묘하게 알 것 같은데 모르겠어요.

 

21p, 여러분은 남이 사는 대로 똑같이 살지 않습니다.... ~
26, 여러분은 여기서 무슨 특별한 표식을 지니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은 인간 다수입니다.
30p, 여러분은 객체입니다. 여러분은 우리 언어극에 객체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또한 주체입니다.

연극, 

저는 제가 무수히도 많습니다. 일명 부캐인 거죠. 

요즘 연예인들이 말하는 부캐랑 같다고 생각해요.(백종원의 v4광고-100명의 부캐, 유재석의 유산슬, 이효리의 린다g, 마더테레사 등)

 

나로서의 나 (나만의 알고 있는 자기)

딸로서의 나

누나로서의 나

동생으로서의 나

친구로서의 나

회사직원으로서의 나

회사동료로서의 나

학생으로서의 나

울림나비에서의 나

코삿(운동모임)에서의 나

요가하는 나

.

.

.

등등

 

저도 나열해보니 꽤 많은 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캐죠 부캐!, 저는 삶이 곧 연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다른 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사람들 모두는 주체적일 수도 있고 객체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모독이 주체와 객체가 배우였다가 관객이었다가 계속 바뀌는 걸 보면서 우리네 인생도 연극이고 연극에서 배우도 되고 관객도 된다고 생각하니 이 글에서 모독은 주체 변경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56p, 여러분은 곧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 생각을 하게 될겄읍니다. ~
64p, 스피커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우레 같은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진다. ~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음)

그럼 관객모독에서 '모독'은 무엇일까? (주관적)

처음에는 주체 변경, 욕설, 불편한 희곡, 과거 틀에서 벗어남 등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울림 나비에서 선배님들의 의견을 듣고 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배우가 관객을 주체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모독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주체 변경이 아니라 의도하는 것. 그 자체를.. (주체 변경이랑 같은 맥락인가요? 저는 묘하게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

 

 

관객모독을 읽으면서 내가 한 딴짓.

 

저는 책을 완독을 잘 못하는 편이었어요. 읽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그걸 찾다가 다른 책으로 다른 흥미로 넘어가곤 하기 때문이에요...이게 단점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가지 내리기를 참 잘하고 있고 재밌게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친언니가 책만사고 끝까지 읽지 못한다고.. 책장 한가득 있는 책을 보고 나무랐던 기억이 있어요..)

 

 

제주독서모임, 울림나비, 청하쌤 블로그 이미지

그래도 요즘은 [읽은 책] 등록하는 북트리 어플과 울림 나비 독서모임 덕에 완독 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관객모독을 읽으면서 제가 한 딴짓, 가지 내리기, 추가적인 걸 소개할게요.

1. 관객모독 책 사자 마자 도서관에서 페터 한트케의 책들 무작위로 빌리기 - 소망 없는 불행, 반복, 어느 작가의 오후, 진정한 느낌의 시간..2. 관객모독에서 나온 사람들 찾아보기, 관객모독에서 나온 영화, 노래들 들어보기 - 롤링 스톤스 텔미 듣기(뜻은 모르겠는데 계속 겹치는 소리가 들림, 화음 같지 않음), 링고 스타 미소3. 관객모독을 다 읽고 나서 페터 한트케 조사하기4. 관객모독에 대해 연극 찾아보기 - 유튜브에 홍보용으로 짧게 올라온 거 봤음.5. 내가 봤던 연극들 생각해보고 비교해보기(가장 최근에 본 게 제주도 세이레아트센터의 공포극..이었는데 기억이 안 남)6. 페터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 읽기 시작

 

그리고 새로운 딴짓거리...

7. 일반언어학의 랑그와 파롤에 대해서 조사.

울림 나비 선배님께서 [일반언어학 강의]에서 나온 랑그, 파롤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어요. 페터 한트케의 희곡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읽어볼 생각이라고.. 

저는 책 자체를 읽어볼 생각은 없고.. 간단히 조사해서 훑는 정도로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만 우와의 주관적 관객모독 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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