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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4가, 평양냉면 맛집이라는 우래옥 냉면집을 찾아가다.

우와우앙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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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4가역 근처 숙소에서 머무르게 되어 오늘 점심은 우래옥 냉면집을 찾았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하고 여름에는 한 시간은 대기를 해야 한다는 그 냉면집.

 

요즘은 어딜가든 대기줄이 없다. 방문자로서는 다행이지만 업체로써는 속상할 일이다.

since 1946. 70년 이상의 냉면집이다.

 

대표 메뉴로는 불고기, 물냉면되겠다.

불고기를 더 좋아하지만 2인분 이상만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1인분이 3.5만 원인데 혼자서 7만 원? 대단한 사치를 즐기고 싶지는 않았다. 

 

발열체크를 하고 방문자 기록을 남기고 자리를 안내받아 앉았다.

1층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물냉면을 시켰다.

물냉면이 14,000원이다. 그리고 선불이다.

 

주문하자마자 물냉면이 나오고 심심한 겉절이가 같이 나온다.

따뜻한 면수도 준다. 

 

특별한 맛을 바라고 간 건 아니었지만 특별치 않았다. 

서울 사람들은 냉면 한 그릇에 1.4천 원을 주고 이런 맛을 즐기는 건가? 팔도 진미가 전부 서울로 모인다고 하던데 내가 매번 잘 못 선택을 하는 건가? 서울살이가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국물이라도 기대했건만 덜 차가워진 국물.

이 정도 금액이라면 소고기 육수일 텐데 묘하게 계란 노른자 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

특별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無의 맛. 

배 맛으로 먹은 느낌. 

 

너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걸까..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내 입맛이 이상한 걸까?

옆 테이블에 앉은 커플들이

맛있다~ 그렇지? 응응 정말 시원하고 맛있어!

라는 말에 괴리감마저 느낀다.

 

내 혀와 저분들의 혀는 다른 걸까..?

 

나도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이런 게 맛있는 거다.라는 생각을 하며 욱여넣은 덕분인지 면의 포만감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행히 혼자 간 식당이라

누군가 어땠냐고 물어주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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