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목표/일상

꽃무덤, 꽃이 시듦이 우울한 걸까.

우와우앙 2020. 3. 18.
728x90
반응형

 

사람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으면

축하하기 위해, 또는 슬퍼하기 위해 꽃을 보낸다. 

 

한국만의 문화는 아니지만 대게 경조사가 있을 때 화환이며 조화를 보내니 꽃은 분명 감정을 나누는데 좋은 선물임은 틀림없다.

 

이번에도 큰 의미가 담긴 꽃바구니가 도착했다.

 

흙에 단단히 뿌리 내려 도착한 화분이 아니라,

보기 좋게 바구니에 꽂힌 꽃이었다.

조화를 위해 다양한 꽃들과 악세사리, 그리고 지금 철에 보기 힘든 꽃들과 잎들이 건조되어 꽂혀있었다.

 

무척이나 아름답고 싱그러운 꽃내음은 조화로운 듯이 극복과 응원이라는 의미로 전달되었다.

 

담긴 의미가 무거워서 일까,

겨우 물먹은 스펀지에서 살려고 아등바등 물을 끌어와서 일까

며칠이 가지 않아 금세 시들고 겉잎부터 노란 황갈색으로 시들어 갔다.

 

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언제일까?

꽃이 피었을 때 일까, 꽃이 피기 전 일 때일까, 꽃이 질 때일까,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힐 때일까.

 

순수하게 꽃이 피어있을 때는 꽃의 인생으로 볼 때 정말 짧은 찰나일 텐데 우리는 꽃이 가장 활짝 필 때만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지었다고 뒤로 치워버린 꽃들을 종류별로 모아 꽃병에 내 멋대로 꽂아버렸다. 

확실히 말라가기 시작했는지 꽃내음은 더 이상 나지 않고, 줄기의 기능도 상실해버린 꽃들은 물에 잠겨있어도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이건 꼭 시체 같다. 그럼 내 꽃병은 꽃무덤쯤 되겠다. 

 

뿌리가 흙에 오롯 붙어 있었다면 이 꽃들은 말라 딱딱하게 굳지 않고 시들어 열매를 맺었을 테지...

 

우리는 너무 핀 꽃만 사랑하는 것 같다. 그 시간을 좀 더 오래, 쉽게보고 싶어서,

꽃을 잘르고 모아서

좋은 의미로 선물했지만

 

 감당 못할 무거운 의미만 가득 진, 꽃들만 너무 빨리 져버렸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