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의 수첩/도서

2020년 킬독힐독 힐링독서타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다.

우와우앙 2020. 7. 27.
728x90
반응형

2020년 킬독힐독 힐링독서타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다.

2020.07.25.(토요일) 울림나비 독서모임에서 하는 킬독힐독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시간이 생길 때 한 권을 쪼개서 읽는 것도 좋지만 온전히 독서만 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여서 선듯 신청하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주에 많아지면서 온라인으로 바뀌어 조금 더 낯설게 독서를 하게 되었지만 가능할 것 같았다.

킬독힐독을 위해서 미리 편한 옷, 책 몇 권, 삼각대, 노트북을 준비했다. 내가 챙긴 책은 여행의 이유(산문), 바다는 잘 있습니다.(시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자기계발)으로 4권이었다. 하루 종일 읽을꺼니까 4권 모두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물론 재독 하는 책도 있었고 얇은 시집도 포함시켰다.

 

킬독힐독, 오전시간

여유를 갖고 독서하는 시간이었는데 너무 분주한 오전시간이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zoom어플로 내가 독서하는 모습을 설정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 내가 챙긴 4권의 책 중 선택받은 책은 알랭 드 보통 저자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였다. 운명처럼 찾아온 상대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소한 공통점과 우연을 운명처럼 찾아온 것처럼 표현하는 게 재미있었고, 낭만적 마르크스 부분에서는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킬독힐독, 점심시간

S선배님이 추천한 규카츠를 먹으러 갔다. 입에서  녹는 규카츠처럼 오늘의 일정도 재밌었다. 어쩌다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여행 이야기를 하게 됐다. 내가 다녔던 여행, 선배가 갔던 여행. 자세히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내가 떠났던 과거의 여행을 회상했다.

 

킬독힐독, 오후시간

아무래도 ZOOM을 계속 키고 있어야 하고  오후 늦게는 독서토론도 해야 해서, 조용한데 충천까지 가능한 카페를 찾으려고 걷고 또 걸었다.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괜찮은 곳은 이미 선점되어있어서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카페를 들어가게 됐다. 시청 클라우드나인 카페였다. 더치커피와 마카롱이 맛있는 곳이다. 더치커피는 부드럽고 깔끔한데 단맛 돌고 마카롱은 쫀득하니 씹는 맛이 좋고, 필링도 많이 들어 자주  찾게 되는 곳이다. 

 2층에 자리 잡고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하루 종일 독서만 하는 날!이라고 생각해 독서시간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총 5시간이 책 읽는 시간이었다. 내가 책 1권을 읽는 속도를 생각하면  긴 시간이 아니었다. 오후 세시쯤 그걸 깨닫자 책 읽는 것에 속도를  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오후 네시쯤 킬독힐독의 주제인 여유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독서토론 / 질문 / 여유

1. 여유란

2. 여유에 대한 경험 또는 책 소개

3. 바쁜 일상에서 여유 찾는 나만의 방법

 

오늘의 주제가 독서+여유였기 때문에 내가 읽고 있는 책과 같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생각을 30분 동안 해보기로 했다. 

 

1. 여유란

나에게 여유란 무엇일까? 매일매일 오는 주중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서 여유를 의도적으로 내는게 쉽지 않다. 마음의 평온이 있는 시간이 여유있는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매일매일의 하루는 즐겁지만 여유가 있다.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보통은 시간이 모자라다.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유를, 불안하지 않은 하루(불안할 것이 없는).라고 정하기로 했다.

 

2. 여유에 대한 경험 또는 책 소개

오늘의 테마가 여유지만 나는 사랑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냥 주어진 시간에 여유를 부리며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내가 읽은,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고 불안 없는 하루를 소개해 보자고 생각했다.

불안 없는 하루를 여행에 빗대어 표현하고 싶었다. 점심시간에 잠깐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던 게 떠올랐고 책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꼭 말하고 싶었다.

 

     - 내가 하는 여행 - 

여행 가기 전 , 나는 여행을 계획적으로 가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 전에 일정표를 시간 단위로 계획한다. 여행을 기대하면서 작성한 계획표를 통해 첫 번째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다, 사전에 계획한 일정표에 맞춰서 여행을 떠난다. 타이트한 일정표에 맞게 여행을 실행에 옮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너무 즐겁고 뿌듯한 여행이다. 그렇게 두 번째 실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다녀온 후, 일주일 내로 여행일기를 쓰거나 사진을 정리하거나 정산하면서 세 번째 여행을 떠난다.

반복, 그리고나서 나는 여행을 종종 회상하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여행의 추억을 이야기하다보면 분명 그때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이  즐거운 추억이되어있다.

 

[하나의 여행이 반복될수록 나는 여유를 갖게 된다.] 세 번째 여행까지는 설렘, 재미, 흥분, 긴장, 불안 등 의 다양하고 상반된 감정이 모두 교차한다. 그러나 여행을 회상하고 공유하다 보면 긴장, 위험, 불안 등의 감정은 그저 객관화된 이미지가 되어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다.

내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경험은 방콕의 여행이다. 내가 몇 년 전 떠난 방콕 여행은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발생한 [외국인 대상 폭탄테러]때문에 여행 내내 위험, 긴장, 불안이 동반된 불안한 여행이였다.그래서 방콕 여행을 계획대로 하지 못했을뿐더러 일정 말미에는 위험을 안고 여행을 다녔다.  하지만 여행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고 몇 년이 흐른 지금, 과거의 위험과 불안의 감정은 그저 이미지, 텍스트로만 기억되고 저 불안했다고 기억하는 것 마저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에 하게 되니 그때 가졌던 위협과 불안 등은 사라지고 즐거운 추억만이 남아 안전한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불안 없는 상태 =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나, 내가 되어버렸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180P
아침의 기대, 현실에서의 불안, 저녁의 유쾌한 기억

아침의 기대, 현실에서의 불안, 저녁의 유쾌한 기억. 

그렇게 나는 여행 갔던 추억을 공유하면서  현재의 나는 여유(불행없는 과거)를 느끼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시작한 여유에 대한 생각이... 내 경험을 말하다보니  비슷하지만 전혀다른 여유가 됐다.... 여유에 대한 생각. 짧은 시간 동안 저 말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더 복잡해지고 더 바보처럼 말을 해버렸다. 그저 아쉬웠다.

 

3. 바쁜 일상에서 여유 찾는 나만의 방법

위처럼 생각했다면 자연스럽게 과거 회상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러면 뭔가 너무 이상한 사람 같았다. 일상스럽지도 않고 과거의 행복한 기억에 사로잡혀 미래를 보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여유에 대한 생각의 초첨을 잘못 잡았나?  불안 없는 기억을 만드는 것들이 내 일상은 아니잖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내 일상을 떠올려 보기로 했다. 

그럼 나는 보통 어떻게 여유를 즐기지? 일상 속에서? 불안이 없는=내가 할 일이 없는=하고 싶은 일이 없는 시간은 언제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토요일이 떠올랐다.

계획이 있든, 없든 주말 토요일은 늦잠으로 시작해서  침대가 바로  나 인 것처럼 모든 걸 침대 위에서 해결한다. 내 반복된 주간 패턴 중 하나이다. 출근+약속 있는 하루가 아니라면 보통의 나는 주말 토요일에 모든 일정을 재처두고 잠만 잔다. 침대 위에만 있다. 침대가 곧 나다.

이처럼 평화롭고 여유롭고 잉여스러운 날이 어디 있을까? 평범한 여유 중 하나의 여유다. (만족.. 만족..)

 


 

킬독힐독, 끝

생각보다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책을 4권이나 챙겼지만 한 권도 다 읽지 못했다. 30페이지 정도 남았다. 오늘 앉은자리에서 다 읽고 가려고 했는데 자리를 정리하고 다이소를 들렸다가 집으로 향했다.

 

다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근데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씻고 난 후 시간도 보지 않고 침대 위에서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그저 잠만 잤다.  여유시간의 시작이었다. 이 날 못 읽은 부분은 내일 출근해서 읽어야지.  오늘의 기억도 내일 정리해야지. 

 

2020.07.25. 토요일

같은시간 다른공간에서 독서만을 위한 시간을 보냄.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고 잘 아는 사람들도 아닌 느슨한 연대속에서 책을 읽다보니 더 편하고 더 불편한 독서시간이었다. 오로지 독서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생소한 방식이고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존재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즐거웠다. 

하지만 여유를 느끼지는 못했다. 책을 읽는 동안, 여유를 생각하는 동안에도 느긋하지 못했다. 이건 긴장의 문제였다. 그래도 뿌듯하고 용기있고 행복한 하루였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