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의 수첩/제주올레길

[올레15-B코스] 볕 좋은 날 걸으면 내 기분도 같이 좋아져

우와우앙 2020. 12. 28.
728x90
반응형

 

소요시간 3시간 10분 (평범한 걸음속도)

10시 30분 ~ 1시 40분

 

15-B코스는 바닷길을 따라서 평지를 걷는 길이라서 쉬지 않고 계속 걸었어요. 이 길은 동행자가 없어도 안전하다고 느꼈던 길이에요. 다만 아래 지도 부분은 길도 좁은데 정유 기름차가 계속 지나가서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날 오래간만에 말동무 없이 혼자 걷기로 해서 대단치 않게 오디오북과 게임을 준비했어요.

오디오북은 '창문을 넘은 100세 노인'이고, 게임은 '포켓몬 고'에요.

 

혹시나 혼자 걷는 걸음이 지루해서 중간에 포기해버릴까 봐 준비했어요. 여러분 오디오북이나 노래를 들으면서 걷는 것까지는 괜찮아요. 하지만 게임은 노노! 꺼내고 5분 정도 후에 휴대폰을 떨어트려서 와자작 뒤판이 전부 깨져버렸어요.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에요. 지루함은, 자연 안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죠. 제 오만함의 값을 적당하게 치렀어요. 다른 분들은 안전한 올레길을 걸으시길 바랄게요. 

 

 

 

한림항에서 출발 스탬프를 찍자마자 생선을 말리는 가판대를 봤어요. 같은 종류의 생선들이 줄지어 널려있는 모습이에요. 배가 드나드는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요즘은 이런 모습도 찾아가야만 볼수 있는 풍경이죠.

 

 

15코스는  A코스, B코스 두 가지가 있어요.

A코스 14.9km

B코스 11.9km

 

가볍고 당찬 발걸음.

 

날이 좋아서 선택한 바닷길이에요.

그리고 숲길보다 바닷길이 더 안전한 느낌이 들곤 해요. 동행들과 걸을 때는 기왕이면 숲길을 선택해요.

충분히 안전한 길이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적어진 요즘, 

자연아래 저 혼자 남겨지면 어느순간 오싹한 느낌이 들기도해요. 

안전에는 모자람이 없어야 하니, 저런 감정이 드는 저는 밝은 날 바닷길을 추천합니다.

 

 

15-B코스에는 코카콜라 카페가 있어요. 한번 가봐야하는데~ 라고 생각하는데, 이날도 가봐야지 하고 skip하고 넘어갔어요.

 

 

그냥 고양이가 귀여워서 찍은 사진이에요. 가까이 찍고 싶었는데 제 발걸음을 기민하게 알아차린 냥냥이..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볕 좋은 날 바닷길은 언제 어디를 불러봐도 기분이 좋죠. 확 트인 바다에 바람은 딱 한 점만 불어서 시원하고 고적하게 걸을 수 있어요.

 

 

곽지 해변이에요. 날씨가 좋아서 가족단위로 나들이 온 가족들이 몇 보여요. 코로나 시국이긴 시국인지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이 적네요. 덕분에 바닷바람 소리, 아이 두 명의 지구와 고군분투하는 소리, 그리고 내 마음이 씻기는 소리까지 다 들려요.

 

 

그리고 정처 없이 걷다 보면 15코스 종점인 고내포구에 도착하게 돼요. 

몇 주 전 16코스를 걸었기 때문에 다소 친숙한 15코스 종점, 그리고 16코스 시작점.

 

올레지기님을 만났는데, 저를 보시자마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해주시네요. 

다음번 걸을 때에는 마주치는 올레꾼들께 먼저 인사를 건네봐야겠어요. 저에게는 이 것도 큰 용기.. 

728x90
반응형

댓글